도순/ 믹스/ 암컷/ 1살/ 3.5kg


사고로 다리를 다치자 젖을 떼자마자 버림을 받았어요.

병원에서는 어려서 수술도 어렵고 평생 걷지 못할 것이라며

차라리 고통없이 하늘로 보내주는게 나을 것 같다는 권고를 들었지만

너무나 해맑게 웃고 있는 어린 아이를 차마 보낼수 없어 한 달, 두 달 미뤘습니다.

그러자 이를 안타깝게 여긴 봉사자들이 햇볕이라도 쬐어주자며

봉사 올 때마다 아이를 안고 보호소 마당에 내어 놓았어요.

그때마다 도순이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뒷다리를 질질 끌고 다니며 애교를 부리며 친구들과 장난을 쳤습니다.

"그래, 이렇게라도 따뜻한 햇볕도 쬐고 바람도 느끼며 짧은 생일지라도 맘껏 미소 짓거라"

도순이를 바라보는 봉사자들의 마음은 이렇게라도 위안을 삼으며

오늘 하루 맘껏 웃는 도순이에게 내일이 더디게 오길 바라며 활짝 웃어주었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 정을 주지 말아야지하는 걱정과 다짐으로 돌아갔지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도순이에게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삶의 의지가 강하고 긍정적인 성격탓이었는지

3개월째부터 뒷다리에 힘이 생기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정상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병원에 확인해보니 드문 사례지만 자가회복이 되었다는 기쁜 소식도 들었습니다.

이후 도순이는 동물자유연대의 후원을 받아 중성화수술을 받았고

봉사자들의 간절한 바램으로 지난 12월, 위드 쉼터로 구조가 되었습니다.

현재 도순이는 화순쉼터에서 맘껏 산책을 즐기며 신나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하지만 봉사자들의 마음은 편치 않습니다.

도순이는 아직도 자기 이름이 무엇인지 잘 모르고 있어요.

쉼터에 많은 아이들이 있다보니 자기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이에요.

이름은 있으나 익명으로 산다는 것.

이것은 유기견 쉼터로 들어와 있는 모든 아이들의 또 다른 아픔입니다.

부디 이 아이와 눈을 맞추며 날마다 이름을 불러줄 가족은 언제쯤 나타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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