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벼랑끝에서 구조된 200여마리의 유기견 유기묘
 

경기도 양주에는 생의 벼랑끝에서 구조된 200여 마리의 유기동물이 비닐하우스에 살고 있습니다. 교통사고로 다치거나 학대 당했던 아이들을 비롯해 갈 곳 없는 개와 고양이들이 머무는 이곳에는 연로하신 관리소장 내외 단 두분이 15년이 넘도록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며 묵묵히 사랑과 인내로 보살피고 있는 곳입니다. 양주보호소는 주로 중대형견으로 품종견이란 찾아보기 힘듭니다. 보호소로 입소하는 아이들 중 품종견은 비교적 입양이 쉬운편이라 하루빨리 입양을 보내고 있지만 남은 아이들은 입양이 어렵습니다. 여기마저 품어주지 못했다면 공고기한 이후 안락사되거나 개농장으로 끌려가 지금처럼 뛰어놀며 사람들을 반겨주면서 살아가지 못했을 것입니다.

주민들의 집요한 괴롭힘을 견디지 못하고 비닐하우스로 떠난 아이들

매년 겨울을 맞이할 때마다 양주보호소는 가장 가혹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중저가형 사료를 먹이고 한 장에 800원하는 연탄을 써도 유지비와 손길이 늘 부족한 동물들이기에 항상 내일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소장 내외분은 거의 모든 시간을 보호소 동물들을 위해 쏟아붓고 있습니다. 보호소에서 보낸 오랜 시간동안 머리는 어느새 희끗해지고 이제는 건강도 악화된 상태이지만 돌아갈 수 없는 길이고, 또 돌아가서는 안되는 길이기에 포기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여소장님은 갑상선과 합병증을 앓고 있고 남소장님은 이보다 더 건강이 좋지 않아 걷는 것 자체도 힘이 든다고 합니다. 이런 와중에 마을 주민들은 소장 내외분을 쫓아내기 위해 악의적이고 지속적인 민원으로 끊임없이 집단으로 괴롭혔고, 심지어는 개들이 많다는 이유로 협박을 하면서 현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때로는 술을 마시고 와서는 "불을 지르겠다!"며 고함을 지르는 주민도 있었으며, 일부러 문앞을 서성거려 아이들을 흥분시켜 놓고는 "시끄럽다!"고 시비를 거는 등 두 내외분께서는 개를 싫어하는 마을 주민들과 인근 민원인들로부터 오랜 시달림을 당해왔습니다. 결국 소장님은 이를 견디지 못하고 200여마리 동물들과 함께 먼 곳으로 옮겨가 황량한 들판에 비닐하우스를 치고 보금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고양이방에서 쪽잠을 자고 연탄보일러 앞에서 식사를 하는 소장님 부부

안전한 장소로 이전을 하였지만 시설할 돈이 없어 비닐하우스에서의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쉴 곳이 없어 비닐로 만든 고양이방에서 쪽잠을 자고 부엌이 없어 연탄보일러 위에 남비를 놓고 식사를 하였습니다. 겨울에는 물이 얼어 수도가 이곳 저곳에서 터지고 늘 얼음을 깨고 찬물로 청소를 하다보니 손은 거북이 등처럼 부르트고 피가 납니다. 시설은 저렴한 자재로 서둘러 공사를 한탓에 툭하면 부서지고 뜯어져서 일손도 부족한 마당에 매일 매일 고쳐 써야하고 사료창고가 없어 물품을 마당에 쌓고 비닐로 덮어야 하며, 봉사자가 옷을 갈아 입거나 쉴 곳도 없어 항상 철장이 있는 견사에서 도시락을 먹어야 합니다. 이 때문인지 봉사자도 거의 없어 겨울이면 아이들 목욕은 아예 꿈조차 꿀 수가 없어요. 게다가 보호소 입구가 오르막이라 눈이 오는 날에는 차도 못들어가 사료나 물품이 와도 일일이 들고 들어가야 합니다.

 

가녀린 생명들을 차마 외면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도 내외분은 죽음직전에서 구조된 200여마리의 동물들이 건강하게 뛰어노는 모습에 위안을 삼고 잠자는 시간외에는 늘 동물들 구조와 치료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계십니다. 때로는 무리한 구조와 새벽에야 끝이나는 일로 너무 힘들고 지쳐 모든걸 다 내려놓고 싶을 때도 많지만 추위와 굶주림으로 떨고 있는 동물들, 누군가 문 앞에 버리고 간 강아지들, 보신탕 집에서 매를 맞고 죽어가는 개들에게 우리가 손 내밀어주지 않는다면, 주인이라 믿었던 사람에게 고통만 당한채 쓸쓸히 죽어갈 그 가녀린 생명들을 차마 외면할 수가 없었습니다. 부디 우리 인간이 아니면 아무것도 못하는 이 불쌍한 생명들을 위해 생의 전부를 희생해오고 계시는 소장님 내외분에게 따뜻한 온정을 베풀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후원계좌 : 농협 312-0101-6023-01 (조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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